◐교직생활42, 퇴직 후 살이/1975황산서

2019 황산서교 자랑스런 제자들이 마련해준 귀국 환영 행사

arakims 2019. 9. 24. 19:35

 

 

미국에서 3개월 머무는 동안

카카오톡으로 소식들을 보내 주어서

너무나 고마웠던 자랑스런

나의 제자들

 

 

귀국 환영 자리는 

연희동 수빈 한정식 집에서

반가운 만남의 자리가 이루어졌다.

 

성호, 혜숙, 점례, 원요, 홍석, 평렬 그리고 나.

 

 

46년전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되뇌이면서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떠들었다.

늘 보고 싶고, 만나고 싶었지만

한창 사업에 전념하는 제자들에게 짐이 될까봐서

오늘 같은 날이 오기만을 기다려야만 했었다.

 

 

많은 직원들을 먹여살리는

사업하는 제자들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공무원만 42년을 넘긴 나로서는

전혀 경험하지 못한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공무원 봉급으로는

도저히 서울에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아서

엄두도 못내었는데

모두들 서울에서 자리잡고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이 자랑스럽고

부럽기만 했다.

 

 

넉살 좋은 제자 성호 덕분에

카페에서의 이야기는 끝을 모르고 이어 갔다.

밤새 떠들고 이야기 해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았다.

늘 정직한 강의만을 해왔던 나로서는

재치있는 제자들의 농담에 푹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초임시절

대학을 갓 나온 나로서는

배운대로 계획을 세운대로

무슨 선구자나 된 것 처럼

아이들을 오로지 공부에 몰아 부쳤었다.

 

제자들 입에서 흑백영화 보여준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가슴 뿌듯하기도 했다.

영화를 상영하다가 전압 불균형으로

영사기가 쇼트가 나서 

큰 고장이 나는 바람에 

수리해서 반환하느라고

이제야 밝히지만

봉급의 절반을 날리기도 했었다.

 

 

제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한껏 떠들다 돌아오니

이런 저런 생각들로

잠 시간을 놓치는 바람에 힘든 밤을 보내기도 했지만

 

지금의 나보다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선생님들도 드물 것이라 생각하면서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카톡을 날려 보낼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