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생활42, 퇴직 후 살이/1972황산서

교직생활 시작, 첫 제자 1972학년도 황산서교 김상칠 제자

arakims 2021. 4. 25. 12:16

1972년 나에게는 낮선 지역으로 교직 첫 발령을 받았다.

당시에 우리고향 함평에서는 해남을 섬으로 알고 있었다.

목포에서 배를 타고 가야하는 교통편 때문인듯 하다.

 

해마다 가르치는 제자들이 생겨나서

새로운 이름을 외워야하는 등으로

지난 제자들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나게 마련인데

 

졸업 후 20여년쯤이 지난 어느날

제자 상칠이로부터 처음 안부를 전해왔다.

너무나 기쁘고 고마웠었다.

사실 첫 제자들이라 누구보다도 보고 싶었지만

늘 가르치는 일과 속에서 알아보지 못하고 지냈었기에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특히 상칠이는 늘 밝은 표정으로

귀여움을 많이 받았었다.

 

5학년 가을 운동회 바늘꿰어 달리기에서

3등을 했다고 기뻐하는 모습에

나도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해마다 소식을 전해오는

몇 안되는 제자로 상칠이는 기억되고 있었다.

 

2007년 해남 산이서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했을 당시에도

산이면에 거주하시는 상칠이 누님께서 음료수를 준비하시고

학교에 찾아오셨었다.

그런 저런 덕분으로

산이서초등학교에서도 명 교장으로

근무를 잘 마칠 수 있었기에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교직 생활 42년을 마치고 또 10년이 흘러간 지금

내게 남아 있는 것은

온통 제자들의 안부에 행복한 생활을 누리고 있음 입니다.

이런 제자들이 있기에 늘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교직생활을 한 나의 친구들도 많지만

나에게 제자들 복이 많다고들 부러워 한다.

 

제자들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도록

상칠이가 첫 단추를 잘 꿰어주어서

늘 고맙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