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생활42, 퇴직 후 살이/1972황산서

새해 인사 - 1972년 제2회 박선영, 이영숙 제자들이 찾아왔습니다.

arakims 2023. 1. 14. 20:05

1972년도에 가르쳤던 

박선영, 이영숙 제자가

새해 인사차 목포에 왔습니다.

50년이 지난 지금

그 당시의 동심의 세계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친구같은 제자들입니다.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제 고향이 마치 해남인 듯 착각할 때가 많습니다.

동심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이야기들....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꽃피울때

그들에게서 빛나는 광채와

삶의 미소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아름다운 이야깃 거리를 만들어 놓은게

신기하고

그들이 멋진 세상을 꾸미고 있는 모습에서

교직생활의 보람을 느낍니다.

 

늙어가는 교사에게

제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자 추억입니다.

 

늘 상 외치듯이

'나는 스승됨을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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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글은

지난해 제자들과 함께한 시간을

녹화해둔 것입니다.

 

1972년에 첫 발령을 받아

처음 가르친 제자들을 만났으니

타임머신을 타고 50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50년전의 추억들은

오래묵은 흑백영화를 보듯이

되돌아갈 수 없는 아련한 추억의 활동사진이다.

 

모든게 부족하고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고 보내버린 세월이

우리의 어린시절이 아니던가.....

 

강직해 보이던 종임이는 부드러워 지고

순진하기만 하던 영숙이는 활동적으로 

변모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현홍이가 미술에 재능이 있다는 이야기도중

평소에 스마트폰으로 그림을 연습하다가

몇개의 작품을 인쇄하여 액자에 담아온 그림

'아침', '한여름의 호수' 2점을

제자 영숙이와 종임이에게 선물하였다.

선생님의 작품이라고

반갑게 받아주어서 너무나 기뻤다.

 

아~

다시 되돌아갈 수 없은 날들~

아름다운 추억으로 되살아나는 순간

며칠을 두고 날밤을 새우고 이야기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했다.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의 첫 교직 생활은

사무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잘 대처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병풍도초등학교에서 근무할때

4학년 애들이 동네별로 패싸움을 했었어

전 교직원이 한목소리로

패싸움한 애들을 엄벌에 처하라 지시했을때

싸움판을 벌인 애들을

세숫대야에 물을 준비하고

손수 씻겨준 다음

패싸움 경위를 묻고

회초리 하나로 엄벌에 갈음하고

용서했던 일을 회상했다.

 

적어도 나는

사랑으로 제자들을 대하였다는

흔적을 여기저기서 찾아볼때

만족스런 마음을 갖고

'나는 스승됨을 자부한다'라는

교육대학의 슬로건에 취해봅니다.

 

선생님을 만나러 온

광주 이영숙, 박종임

해남 박선영

세 제자들이 한없이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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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도 제자 박선영, 강병영, 이석순, 이현홍

50년만에

이석순, 강병영, 박현홍 그리고 박선영, 이영숙

다섯 제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장소는 병영이네 집

청풍수산 횟집에서 자리를 하였다.

때마침 제철을 맞이한

하모의 요리는 한국 제일의 명품 맛집이 틀림없었다.

한없이 흘러나오는 추억의 레코드처럼

해묵은 황산서교의 시절 이야기가 꽃을 피웠다.

 

오늘 다섯 제자들을 만나니

롱펠로우의 화살의 노래라는 시가 떠오른다.

 

50년전

황산서교시절

내가 가르친 소리들이 어디로 날아가는지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50년 세월이 흐르고 나서

다섯 제자들과

추억의 황산서교의 이야기 노래를 듣고서

그들의 가슴속에서

초임 교사시절에

내가 쏘았던 화살을 찾았고

내가 부른 노래를 그들의 가슴속에서 읽어 내었다.

 

나의 노래는

놀랍도록 제자들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었음에

나의 마음은 심하게 요동치고 떨린다.

감격스러운 날들.......

 

나는 오늘 또 다시

스승됨을 자부하면서

나의 애송시

롱펠로우의 '화살과 노래'를 음미합니다.

 

 

+ 화살과 노래

나는 허공을 향해 화살을 쏘았으나
화살은 하늘을 향해 솟아 올라 어디론가 사라져갔고

그 화살이 날아간 곳을

아는 이 아무도 없었다네

나는 허공을 향해 노래를 불렀으나
노래는 하늘을 맴돌다 어디론가 사라져갔고

노래가 날아간 곳을

아는 이 아무도 없었다네

먼 훗날

고향의 뒷동산 참나무 가지에
화살은 부러지지 않은 채 꽂혀 있었고

나의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친구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었다.

 

(롱펠로우·미국 시인, 1807-1882)

 

 

1972 학년도 제자 박선영, 제자 이형심 50여년만의 만남의 자리

arakims 2022. 1. 4. 19:43

1972년 첫 발령을 받아

새내기 교사로 해남 황산서초등학교에 부임하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교육대학에서 배운 많은 지식들을

혼신의 힘을 다해 쏟아 넣으려고 애를 썼던 기억이

어슴프레한 아침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50여년이라는 세월이 흐른탓에

세월의 흔적속에서도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스멀스멀 배어난다.

 

초등학교 시절

1972년 당시는 너무나 어렵게 살았었다.

그러면서도

친구들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잊혀지지 않는 추억 때문에

많이 웃기도 했던 아름다운 순간을

우리는 만들어 내었다.

 

요양 보호사로 사회활동을 하는

선영이 제자의 이야기로

그들만의 어려움과 보람을 느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즐겁고 맛있는 점심을 마무리하고

평화광장의 아늑한 카페로 이동해서

못다한 추억들을 다시 떠올렸다.

 

한번의 선생님은

영원한 선생님이 되기위해서

늘 공부를 하고

흐트러짐이 없는 생활을 유지해왔으며

틈나는 대로 취미생활을 이어오려고 노력해왔었다.

50년만에 만나는 제자들에게

내가 직접 그린 그림 한 작품을 선물로 마련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끼는 한 순간이 되었다.

오늘 나의 작품이 제자들의 품으로 돌아가는

첫 작품이라 감회가 새롭기만 하다.

 

횟집에서

카페에서

그래도 못다한 이이기들을 이어나가려고

평화광장 바닷길을 따라서

갓바위까지

왕복 7,000걸음을 걸으면서

세상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사람처럼

수많은 이야기들이 끝없이 흘러 나왔다.

 

사실 미국 이사갈 계획이 있어서

이번에 들어가면

언제 시간이 날지 모르긴 하지만.....

 

초임 교사시절은 힘이 들었지만

열심히 가르친 보람이 있어서

제자들이

선생님을 부르며 찾아오는 순간이

흐뭇하기만 하다.

 

제자들을 만날때마다

"나는 스승됨을 자부한다" 라는

교육대학 시절의 글귀가 늘 떠오른다.

 

바쁜 시간을 내어서

선생님을 찾아와준

제자 이형심

제자 박선영

너무나 고마워~~~~

오늘의 고마움을 잊지 않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