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에
이석순, 강병영, 박현홍 그리고 박선영, 이영숙
다섯 제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장소는 병영이네 집
청풍수산 횟집에서 자리를 하였다.
때마침 제철을 맞이한
하모의 요리는 한국 제일의 명품 맛집이 틀림없었다.
한없이 흘러나오는 추억의 레코드처럼
해묵은 황산서교의 시절 이야기가 꽃을 피웠다.
오늘 다섯 제자들을 만나니
롱펠로우의 화살의 노래라는 시가 떠오른다.
50년전
황산서교시절
내가 가르친 소리들이 어디로 날아가는지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50년 세월이 흐르고 나서
다섯 제자들과
추억의 황산서교의 이야기 노래를 듣고서
그들의 가슴속에서
초임 교사시절에
내가 쏘았던 화살을 찾았고
내가 부른 노래를 그들의 가슴속에서 읽어 내었다.
나의 노래는
놀랍도록 제자들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었음에
나의 마음은 심하게 요동치고 떨린다.
감격스러운 날들.......
나는 오늘 또 다시
스승됨을 자부하면서
나의 애송시
롱펠로우의 '화살과 노래'를 음미합니다.
+ 화살과 노래
나는 허공을 향해 화살을 쏘았으나
화살은 하늘을 향해 솟아 올라 어디론가 사라져갔고
그 화살이 날아간 곳을
아는 이 아무도 없었다네
나는 허공을 향해 노래를 불렀으나
노래는 하늘을 맴돌다 어디론가 사라져갔고
노래가 날아간 곳을
아는 이 아무도 없었다네
먼 훗날
고향의 뒷동산 참나무 가지에
화살은 부러지지 않은 채 꽂혀 있었고
나의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친구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었다.
(롱펠로우·미국 시인, 1807-1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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