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에 첫 발령을 받아
처음 가르친 제자들을 만났으니
타임머신을 타고 50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50년전의 추억들은
오래묵은 흑백영화를 보듯이
되돌아갈 수 없는 아련한 추억의 활동사진이다.
모든게 부족하고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고 보내버린 세월이
우리의 어린시절이 아니던가.....
강직해 보이던 종임이는 부드러워 지고
순진하기만 하던 영숙이는 활동적으로
변모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현홍이가 미술에 재능이 있다는 이야기도중
평소에 스마트폰으로 그림을 연습하다가
몇개의 작품을 인쇄하여 액자에 담아온 그림
'아침', '한여름의 호수' 2점을
제자 영숙이와 종임이에게 선물하였다.
선생님의 작품이라고
반갑게 받아주어서 너무나 기뻤다.
아~
다시 되돌아갈 수 없은 날들~
아름다운 추억으로 되살아나는 순간
며칠을 두고 날밤을 새우고 이야기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했다.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의 첫 교직 생활은
사무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잘 대처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병풍도초등학교에서 근무할때
4학년 애들이 동네별로 패싸움을 했었어
전 교직원이 한목소리로
패싸움한 애들을 엄벌에 처하라 지시했을때
싸움판을 벌인 애들을
세숫대야에 물을 준비하고
손수 씻겨준 다음
패싸움 경위를 묻고
회초리 하나로 엄벌에 갈음하고
용서했던 일을 회상했다.
적어도 나는
사랑으로 제자들을 대하였다는
흔적을 여기저기서 찾아볼때
만족스런 마음을 갖고
'나는 스승됨을 자부한다'라는
교육대학의 슬로건에 취해봅니다.
선생님을 만나러 온
광주 이영숙, 박종임
해남 박선영
세 제자들이 한없이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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