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새싹의 틔우며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었는데....
오월의 신록은
푸르름과 함께 피톤치드 가득
가슴속 깊이 담아준다.
쉬는 시간이 있으면
자동차 드라이브 보다
자전거도 좋아 보이지만
공원을 걸어보는게 어떨까 싶다.
도심에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현대의 서민들...
혼자서 걸어보면 아름다운게 보인다.
둘이서 걸으면 뭔가 정겨운게 느껴진다.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피톤치드 가득한 신록의 계절만한게 또 있을까?
숲과 어울리면
사람의 손길이 닿은 조형물도
아름다워보인다.
공원을 거닐면
나의 행복도 느껴지지만
남의 행복도 바라볼 수 있어 좋다.
신록 예찬
봄비 그친 뒤 더욱 다가서는
자연이 빚어놓은 연초록 세상
온통 신록 숲 물결치는 계절
경이로운 윤기 흐르는 이파리
녹음 스쳐 오는 바람 향기로움
생기발랄함 넘쳐나는 푸르른 날
점차 짙어져만 가는 푸른 산
풋풋한 사랑 가득 담고픈 마음
(손병흥·서양화가 시인)
아름다운 신록
신록을 예찬하고 싶다
신록은 바다 속 같다
단물이 난다
벌레가 먹기 좋고
새들이 숨어서 노래하기 좋다
나도 산길을 거닐다 신록에 미쳐
파랗게 질린다
신록 속에는
사랑의 비결이 많다
(이생진·시인, 1929-)
피톤치드(Phytoncide)는 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내보내는 항균 기능을 하는 물질이다. 특정 성분을 지칭하는 말이 아닌 식물이 내뿜는 항균성의 모든 물질을 통틀어서 일컫는다. 희랍어로 ‘식물의’이라는 뜻을 가진 ‘phyton’과 ‘죽이다’를 의미하는 ‘cide’의 합성어다.
오월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한 살이 나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
失了愛情痛苦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 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은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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