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남성은 여러해살이 풀이다.
천남성은 기다란 포(苞 꽃대나 꽃자루의 밑을 받치고 있는 녹색 비늘 모양의 잎) 아래쪽에 꽃이 핀다.
꽃이 피면 먼저 수꽃에 버섯파리가 찾아온다.
버섯파리는 대롱 모양의 포안으로 미끄러져 잘고 하얀 꽃가루를 뒤집어쓴다.
탈출의 길이 없어 죽을 것 같지만 쨍하고 해뜰날이 있어 포 아래 작은 틈새를 발견하고 곧장 탈출에 성공한다.
꽃가루를 뒤집어쓴 버섯파리는 운명적으로 암꽃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다가(먹고 살아야하는 생존의 법칙이 겠지만)
같은 방법으로 또 다시 포 안으로 미끄러지듯이 들어간다.
그러나 어찌하랴! 이젠 아무 방법도 소용이 없습니다.
슬프게도 암꽃의 포에는 탈출 구멍이 없다는 것을 미리 알지 못했으니
안타깝긴 하지만 그 속에서 죽을 날만을 기다려야하는 처지가 되었네요.
천남성은 버섯파리가 수꽃에서 꽃가루를 묻혀 암술까지 가져다 주었으니
더이상 버섯파리의 역할이 필요없게 된 셈이라
냉혹한 보답이 되겠지만 탈줄구를 만들 필요성이 없었던 것이다.
수꽃과는 달리 암꽃은 버섯파리의 지옥이 되는 셈이다.
꽃가루받이를 해준 은혜는 관심이 없고, 버섯파리에겐 너무 냉혹한 일이 아닌가요?
대개는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관계를 유지하는데.....인간들도 이런 부류들이 있긴 하나봅니다.
토사구팽이란 용어가 쓰이는 것을 보면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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