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을 여행하면서
사이프러스 나무를 많이 보게 되었다.
동네 한가운데, 마을 경계선, 빈터
하늘을 찌르는 듯한 크기로 보아
고호의 그림에 나오는
사이프러스 나무임을 직감하였다.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이들 나라가 지중해 연안국가였다.
이 나무는 지중해 연안에 많이 분포한다.
사이프러스 나무가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미처 몰랐습니다.
고호는 그렇듯
사이프러스 나무를
예술의 경지에 올려 놓았습니다.
편견없이 본다고 해도
접은 우산 모양으로
삐죽이 25m까지 자라는 볼품없는 나무
경계선이나 묘지에 심던 나무인데
고호 때문에
정말 아름다운 나무로 승화되어 갑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고호의 그림입니다.
캔버스 한쪽을 가득 채운
사이프러스나무
그리고 층층이 겹겹이 휘감아 쌓인 구름들
솜털처럼 부드러워보이기도 하고
격렬하게 휘감아치는 구름은
소용돌이 치고 있다.
땅에는 익어가는 곡식들이
결을 이루는 모습에서
들판 언덕을 넘어가는
황금빛 바람을 체감케 해준다.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강렬한 에너지는
하늘에서, 들판에서,
사이프러스 나무와 함께
한덩어리가 되어 눈으로 들어와
내마음을 휘감아 젓고야 만다.
수풀 한가운데에서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휘감기는
사이프러스 나무
그것은 우리가 오를 수 없는
영적인 영역과 맞닿아 있음에 분명한 것이다.
세속의 지표면을 박차고
높은 공간을 뚫고,
태양의 열기를 가장 먼저 듬뿍 받으며
푸르름에 소용돌이 바람을 일으킨다.
그는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처럼
아름다운 선과 균형을 이루는 모습이
그의 그림에 강렬함으로 모두 담겨 있었다.
그는 동생에게 편지를 쓴다.
'나는 사이프러스 나무에 푹 빠졌다.
나의 해바라기 그림처럼 지금껏 시도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방식의 새로운 그림을 창조해 낼 것 같다.
사이프러스는
마치 이집트 오벨리스크처럼
균형잡힌 아름다운 나무다'
그의 평생 후원자인 동생 '데오'에게 쓴 편지에
사이프러스 나무에 대한
애착을 짐작할 수 있다.
불타는 고호의 그림에
사이프러스는 뜨거운 심장이 되고 있다.
한 여름의 뜨거운 열기와 이글거림
소용돌이치는 바람의 흔적에
고호의 미적 광기는 작은 화폭에서
살아 움직이고 소용돌이치면서
흥분을 자아내고 있다.
그의 그림을 응시하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어딘가 모를 방향으로
소용돌이 침을 느낀다.
강렬한 소용돌이로도 다 표현하지 못한
그리고 싶은 마음, 그리고 싶은 본능
본능이 시키는 곳에 다다르지 못한
고호의 그림에서 상상과 현실이
뒤엉켜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후속편이 기대되는
못다한 소망의 그림이 기다려집니다.
1877년 고호의 탕기영감의 초상화입니다.
그런데 어디서 본듯한 배경이.....
이건 뭡니까?
일본의 판화로 배경이 도배되어있네요.
충격!
18세기 일본이 개화하면서
유럽에 소개된 목판화가
고호, 고갱 같은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믿어지지 않는
역사적 사실에 정말 충격 받았습니다.
유럽에서는 세계 3대 인물화가에
일본인 '샤라쿠'를 꼽기도 한다네요........
일본이
세계 미술사에 한쪽자리를 차지한다는데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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