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야생화/③ 여름 야생화┓

촉촉히 젖은 수련...흰색의 단아함, 붉은 색의 화려함

arakims 2008. 7. 28. 08:40

비가 오던날 수련은 촉촉히 젖어 있었습니다.

평소 단아한 수련에 빗방울이 매달려 있으니 더 아름답습니다.

대지가 메마르건 말건 연못의 수련은 화장만합니다.

장맛비 몇녀석들이 수련의 흰저고리에 얌전히 앉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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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수련이 빗방울에 젖어

창문을 반쯤만 열었습니다. 조금 열린 창문틈으로 보이는

노랑머리카락이 시선을 끌어 모읍니다.

방금 샤워를 마친 순간처럼

호기심 가득 채운 붉은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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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자맥질하는 물방개처럼

고개를 물속에 넣었다가 내밀었다를 반복합니다.

지금은 부끄러운지 그대로 멈춰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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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방석에 물방울만 앉아 있습니다.

물방울에도 서열이 있나봅니다.

큰 물방울은 당당해 보이고 작은 물방울은 엎드려 있습니다.

또 작은 물방울은 분임토의 하듯 나란히 붙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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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해 보이는 수련의 바다입니다.

조용한 바닷속에선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출신도 모르는 황소개구리의 올챙이

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으려고 조용히 숨죽이고 기다립니다.

가끔씩 풍덩 소릴 들으니

뭔가 먹을 것을 얻은 모양입니다.

 

세상 어디나 조용한 곳은 없는 모양입니다.

그러지 먹을 것이 있는 곳엔 반드시 적이 있다는 진리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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